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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갤러리 초대전 "담다" 채진숙 정은영 2인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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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숙 작가 .... 영성(Spirituality)의 기하학적 조형세계
고대의 피타고라스(Pythagoras)는 도형을 연구하여 현대과학과 수학, 예술학의 기본원리를 인류에게 제공하였다. 이들 중 전 우주적 ‘완전함’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구(원)는 구원받은 영혼을 상징하고 있다. 다양한 색채와 크기의 원들이 욕망의 에로스(Eros)를 초월하여 십자가의 형상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형광 연두(레몬/라임)와 오렌지색 바탕은 봄과 가을의 계절에 어울리는 자연의 색상으로 십자가 주위에서 잔잔한 빛의 신비를 드러내고 있다. 세계적 추상화가인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화면 구성과 대비하여 감상한다면 그 맛을 더할 것이다.
예술에 있어 영성(Spirituality)이란 “성령의 내주하심을 통한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와 이를 근거로 한 지속적인 인격적 예술적 변화와 경건한 삶”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예술공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답게 작가는 ‘폐허위의 성’(Castle on Ruin)과 ‘공중누각’(Air Castle) 등의 작품에서 영성의 예술적 국면을 구조 역학적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욕망으로 가득한 바벨탑의 일그러진 구조물이 있는가 하면, 주섬주섬 자리한 도자기의 옹골찬 모습들, 절망 중에서도 희망의 싹을 틔우듯 마을의 작은 불빛들이 여기저기 숨 쉬고 있다.
작가는 포괄적 영성의 범주 안에서는 생명을 드러내는 이미지의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지는 이성과 논리를 넘어서 감동을 선사하는 미학의 영역이다. 영적 영역을 공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보편타당한 사회과학적 지식이라면 창조세계의 이해를 도와주고 풍성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안용준 (문화재청 연구원, 미학박사)
정은영 .... 시공을 초월한 상상력의 유토피아(Utopia)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 헤드(Alfred North Whitehead)는 고대의 미학자인 플라톤(Platon)을 이렇게 추앙하였다. “유럽의 위대한 철학적 전통도 플라톤 미학의 각주(footnotes)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서양의 정신사가 플라톤의 머릿속에서 흘러나왔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편기자 한사람의 열망을 넘어 온 인류의 소망은 여호와를 바라며 그분을 간절히 찾는 것이다. 작가 정은영은 인간의 영혼이 바랄만한 세계를 시공을 초월한 상상력의 유토피아로 그려내고 있다. 이스라엘 성에나 있을 법한 보석의 아름다움, 그 위에서 잠들어 있는 것 같은 평화와 안정감이 깃든 여인, 이미 어미 품에 젖을 뗀 하늘아이, 그 아이가 꿈꾸는 무지개 비전들 .... 하늘의 평화는 이들을 감싸 안을 것만 같다.
일찍이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은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만물의 근원이 무엇인지 우주의 운행 원리를 과학적으로 연구했다. 이러한 현상을 이어받은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자연학(Physis)과 기상학(Meteorology), 천체론(On the Heavens)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하지만 “한 알의 밀이 떨어져서” 일어나는 생명 잉태의 섭리에는 다가서질 못했다. 작가는 생명을 무슨 암호와 같은 상징들로 가득한 불가사의한 기호들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언어로 이 과정을 풀어내고 있다. 순수와 맞닿은 씨앗의 조형들은 이리저리 자유롭게 공간을 운행하고 있다. 진리 안에서 자유를 누리기라도 한 듯, 그 주위와도 생명과 평화의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21세기의 피터(Peter)인가, 어부가 되어 새로운 생명을 낚아 올리는 모습은 놀라운 배려와 사랑을 떠오르게 한다.
우주의 공간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지만, 전 우주적 생명의 근원을 일러스트로 탐색하는 작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선명하다.
안용준 (문화재청 연구원, 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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